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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 없는 먹거리 전쟁 본격화…막강 전력 한국 지휘관 잃었다

미·중 패권경쟁·세계 반도체 굴기 속 갈림길에 선 삼성
바이든 대통령, 화상회의서 삼성에 미국투자 간접 요구
“한국경제 먹거리 확보에 삼성 오너리스크는 최대 악재”
승인 2021.06.25 10:27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보도일 2021.04.20 00:07:36]

[▲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한 열띤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는 삼성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그룹 사기(社旗).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강주현 기자]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강대국들의 경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친환경차 제조 등의 필수 품목인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가 전망되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반도체 전쟁에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원하던 원치 않던 경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번 반도체 패권 전쟁은 삼성전자에게 위기이자 곧 기회라는 점이다. 반도체 시장 비중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압박을 동시에 받는 동시에 세계 주요국의 반도체 자립화 움직임에 의해 시장지배력 확대도 불가피 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위기를 최소화하고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경쟁력 강화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기 위해선 대대적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총수 부재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정부가 대승적 판단을 통해 삼성전자의 최고결정권자가 경영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국가대표 기업의 기회창출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본격화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갈림길에 선 삼성 반도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 참석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인 뒤 “내가 여기 가진 칩, 이 웨이퍼, 배터리, 광대역 등 이 모든 것은 인프라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반도체의 위상과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발언이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전기차 산업 등 분야에서 핵심 부품으로 지목된다. 그만큼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 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비대면 산업 활성화로 반도체 수요가 진작부터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반도체 산업은 전에 없던 호황기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자연스레 전 세계인의 시선은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 업체다. 지난해 기준으로 D램(DRAM) 시장 점유율 43.8%, 낸드(NAND) 시장 점유율 32.6% 등을 기록하며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D램 28.7%, 낸드 11.3%)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반도체 시장 활성화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삼성전자의 호황은 곧 전 국민의 호재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성장의 수혜자로 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존재한다는 점은 공동 수혜자인 국민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확대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미국, 중국, EU 등 세계 주요국은 반도체 자립화를 선언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비롯될 기회를 타국에 넘겨주지 않음과 동시에 생산·공급문제를 더 이상 외부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기화된 미·중 패권경쟁도 부담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일종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최근 백악관에 초청된 사실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백악관에 주요 기업들을 초청한 표면적 이유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지만 실제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에 빠른 투자, 나아가 투자규모의 확대를 에둘러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참가한 19개 CEO들이 간략하게 현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와 관련해 한마디씩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대표해 참석한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이 압박수위를 높였지만 삼성전자가 미국의 입장을 온전히 수용하기엔 부담이 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인 중국 측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시안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백악관이 단순히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약속받기 위해 삼성전자를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며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일종의 선택을 강요받게 된 삼성전자로서는 중국도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점 등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큰 시장을 놓치게 되는 건 매출 등에 상당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내 투자도 쉽사리 내릴 결정은 아니기 때문이다”며 “총수가 자리를 비운 상황서 삼성이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총수가 일으켰던 ‘삼성 반도체’ 신화, 권력형 총수 부재 리스크에 그림자 짙어진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활동하던 시절부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발전 역사엔 총수의 역할이 주효했다. 삼성전자가 처음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병철 창업주의 의지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반도체 초격차’ 신화의 시작점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고 이 회장의 지휘 속에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2001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2012년) 등 각종 기록을 새로쓴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부터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창업주의 의지는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까지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연구개발, 생산시설 확충 등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021년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비중은 71.2%로 메모리반도체(28.8%)에 비해 시장규모가 2배 이상 크다. 미래 전망도 밝다. 4차 산업혁명, 전기차 등에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는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시장, 그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진 않을 것이다”며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그룹 최고결정권자의 부재로 대대적 투자에 나서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까지 불거지면서 삼성전자는 최대 호재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삼성그룹은 아직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정상급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업계 2위 지위를 확보했지만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와 격차가 크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7.8%로 삼성전자(17.1%)의 3배에 육박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으로 나눠져 있다.

미국의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점도 삼성전자의 총수 부재사태를 아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생산 부분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1위 업체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에서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화 된다면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을 잃는 동시에 부담스런 경쟁상대와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제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를 촉구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상황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소해줘야 한다는 게 여론의 중론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국가 반도체 산업이 위기국면으로 넘어가는 상황서 삼성 경쟁력을 흔드는 이재용 부회장 사법리스크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며 “미중 갈등 한가운데서 삼성전자가 대응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대승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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