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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열풍과 그림자 <上>] '이상 급등' 스팩株… 거품 빠질라 '묻지마 투자' 주의보

새내기 스팩株 일제히 과열현상
우선주 광풍에 고평가논란까지
스타트업 스팩합병 기피 우려도
과열 따른 조정에 손실 가능성
승인 2021.06.24 10:38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1.05.31 08:11:00]

[메트로신문=송태화 기자] #.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열풍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미스터리로 평가된다. 합병 소문이 돌지 않는 한 공모가 2000원에서 움직이는 일이 없던 스팩주가 1만원에 육박하는 기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열 현상에 대한 경고음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팩 대장주’로 꼽히는 종목까지 생겨나는 등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는 중이다. 미국 시장에선 스팩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만을 노린 부실기업의 주가 폭락 사례가 늘면서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상태다. 뒤늦게 스팩 열풍이 전파된 국내 시장에서는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상황. 투자자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의 대처와 기관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메트로신문에서 미스터리한 스팩 급등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그래픽 뉴시스]

새내기 스팩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는 과열 현상이 벌어졌다. 일부 스팩이 합병상장을 발표하자 기대감이 다른 종목으로까지 번진 정황이다. 지금과 같은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면 스타트업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합병 여부와 무관하게 일제히 급등하는 스팩주에 대해 '작전 세력'의 가격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합병이슈 없는 데도 스팩 무더기 급등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4개 스팩이 총 10번이나 가격제한폭(30%)까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삼성스팩2호(25일), 삼성스팩4호(24·25·26·27·28일), 유진스팩 6호(26·27일), 하이제6호스팩(27·28일)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투자자 사이에서 '스팩 대장주'로 통하는 삼성스팩4호는 지난 21일 상장 이후 2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한 주 동안 신영스팩5호가 46.20% 오른 데 이어 '아우'격인 신영스팩6호가 38.46% 치솟았다. 키움제5호스팩과 교보10호스팩도 각각 23.48%, 11.91%씩 상승했다.

스팩은 합병 이슈가 없는 한 보통 2000원으로 책정되는 공모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다. 합병 대상을 찾기 전까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합병상장 발표 전까지는 대상 기업조차 특정할 수 없는 데다 실제로 합병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번과 같은 급등 현상은 앞선 주자들의 합병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유진스팩4호·5호는 지난달 합병공시를 낸 후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유진스팩6호 역시 프로이천을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스팩2호는 메타버스 전문기업인 엔피와 합병을 발표했고, 엔에이치스팩13호가 소프트웨어업체인 씨케이앤비와 합병을 결정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스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59.07%로 집계됐다. 스팩은 이제 여느 공모주 못지않은 유망한 투자처로 인식된다.

[한 주간 급등세를 보인 주요 국내 스팩 10종. 단위 원. 상승률은 지난 24일∼28일 기준]

◆스팩 급등 '이상 현상'…추격 매수 주의보

이번 스팩 급등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증시 과열 시기마다 모습을 바꿔 나타나는 '이상 현상'으로 압축된다. 현재가에 추격 매수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스팩 급등 현상을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변동성에서 촉발된 '우선주 광풍'에 빗대기도 한다. 우선주와 스팩은 거래 물량이 적어 세력이 개입하기 쉽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스팩 역시 특성상 자본금이 작고 상장 주식 수가 적어 적은 돈으로도 주가가 크게 좌우된다.

실제로 삼성스팩4호를 비롯해 최근 한 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스팩 대부분 자본금이 4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상장주식 수도 302만~755만주 사이로 많지 않아 약간의 수급변화에도 가격이 급등락 할 수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세력들이 스팩 공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 유관기관 관계자는 "지금 스팩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비이성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과열에 따른 조정이 곧 올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평가 우려가 불거지면 혁신기업들이 굳이 스팩 상장을 택할 필요가 없다. 최근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PEF) 등 정통 벤처자본을 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코스닥 시장에는 스팩 53개가 거래 중이다. 상장 스팩은 상장한 지 36개월 안에 실재하는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합병에 실패하면 공모주 투자자들에 원리금을 돌려주고 청산된다. 이 경우 고액에 스팩을 사들인 투자자는 물론 발기인인 증권사까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규제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금융당국은 최근 거품이 빠지면서 스팩 가격이 급락해 손실을 보는 사례가 늘자 개인투자자에 대한 새로운 보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스팩 투자자 보호를 위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스팩에 대한 새로운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위한 방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삼성스팩4호와 유진스팩6호를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이라는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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