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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울어진 주총장과 소액주주

승인 2021.06.24 10:32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1.04.08 09:51:26]

[메트로신문=송태화 기자]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주식투자 열풍 속에서도 소액투자자들의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기울어진 주총' 시리즈(지난달 30일 자 본지 1면)는 회사가 비판을 무릅쓰며 뻔뻔함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주주들의 비난이 쏟아져도 꿈쩍 않는 뚝심을 가진 상장사는 여전히 많다.

올해부터 개정된 상법으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그동안 '막장 주총'이 얼마나 많았을 지 상상만으로도 불쾌감이 느껴진다. 폐쇄적인 지배구조에서 특정 대주주가 전횡을 일삼는 것은 한국이 겉만 번지르르한 금융후진국임을 말해준다.

'조국 사태' 이후 공정이란 가치는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으로 자리했다. 경제의 영역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불공정이 맞물리며 빚어낸 'LH사태'에서 표출된 국민적 공분은 이를 대변한다. 집권여당의 대패로 끝난 4.7 재보궐선거에도 한껏 예민해진 유권자들의 공정 감수성이 투영돼 있다.

적은 재산이더라도 투자한 만큼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정한 대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총장을 양극화와 불평등의 승자가 독식한다면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분쟁 주총에서 만큼은 제도권 안의 감시·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구석구석 숨어 보이지 않았던 기업들의 불공정한 관행을 막아 소액주주 행동에 균형을 실어야 한다.

주주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성장 일변도의 덫 속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구조적 변형을 이룰 때다.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지향하며 공정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 또한 바뀐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아직도 소통창구를 닫고 방어적 경영을 펼치는 회사가 있다면 명심하길 바란다. 약자였다는 개인투자자의 자각은 집단의식을 품은 조직적 목소리가 커지며 깨지고 있다.

폐쇄적 소통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답은 자명하다. ESG가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부각되며 올바른 감수성을 갖지 못한 기업은 비판받고 도태되는 시대다. 그전까지 취재차 만났던 소액주주연대 대표들처럼 어떻게든 선을 넘으려 시도하는 이들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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