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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소유 저택 '헐값' 매입 의혹

[연재] 재벌가 '남산캐슬' 대지각변동 - ⑨ 아모레·농심·유진·동부
2012년 175억에 매입…3년 전보다 고작 '2억' 오른 가격에 매입
공시가는 24% 올랐는데 실거래가는 1% 만 오른 것으로 과소평가
[단독] 강제경매 위기에 처한 유경선 유진 회장의 한남동 저택
승인 2021.06.24 17:47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1-04-30 16:19:32]
[UPI뉴스=김지영·조성아·조현주·남경식 기자]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동 부촌인 '남산캐슬'에 둥지를 틀고 있는 재벌가로 아모레퍼시픽과 사돈기업인 농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가(家)는 남산캐슬에 세 채의 저택을 갖고 있는데 수상한 거래가 포착됐다. 농심가(家) 고(故) 신춘호 회장은 지난 3월 별세했지만 신 회장의 3남2녀 자녀 집은 여전히 남산캐슬에 있다. 법원의 강제경매 결정이 내려진 유경선 유진 회장 자택과 담보로 잡혀 있는 김준기 전 동부 회장 집은 모진 풍파에 시달리고 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소유의 한남동 73X-XX번지, 73X-OO번지 주택. 형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이 아모레퍼시픽에 팔았고 2012년 서경배 회장이 회사로부터 싼 값에 사 '헐값 매매 의혹'이 제기된 저택이다. 이곳은 장원기념관으로 사용되며 오는 6월 개관한다. [탐사보도팀]]

아모레퍼시픽家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형이 증여받은 집, 회사에 매각→동생이 매입


고(故)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주는 1945년 개성에서 아모레퍼시픽 전신인 '태평양화학'을 창업했고,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왔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땅을 매입한 것은 1956년. 이 주변 땅을 계속 사들였고 2017년 본사 건물을 신축했다. 본사 부지는 1만4525㎡(4400평)으로 65년간 열 배 가까이 늘어났다.

서성환 창업주에 이어 차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대를 이어 한남동에 거주했다. 서경배 회장은 한남동에 두 채의 저택을 가지고 있다. 서경배 회장의 큰 누나인 서송숙 씨 등도 한 채 갖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한강로 본사에서 승용차로 15~20분 정도 걸리는 위치다.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두 채 중 한 채는 한남동 73X-XX번지와 73X-OO번지 두 필지(대지 면적 1626.8㎡, 492평)(아래 [그림] ②)에 있다. 그런데 서 회장이 이 부동산을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석연치 않다. 서성환 창업주는 1972년 73X-XX번지를 매입했다. 그는 사망(2003년 1월9일) 직전인 2002년 12월31일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증여했다. 서영배 회장은 1979년 73X-OO번지를 매입했다.

서영배 회장은 2009년 9월16일 73X-XX번지와 73X-OO번지를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 172억2350만 원을 받고 팔았다.

[▲서울 '남산캐슬' 아모레·농심·유진·동부·SPC 소유 부동산 [그림 김상선]]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로부터 3년 3개월 후인 2012년 12월28일 서경배 회장이 이 집을 다시 샀다는 점이다. '서성환 창업주→서영배→아모레퍼시픽→서경배' 순으로 소유주가 바뀐 것. 서경배 회장이 이 집을 회사로부터 매입한 가격은 174억6113만 원. 3년 3개월 동안 불과 1%(2억3763만 원) 오른 가격에 산 셈이다.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개별주택가격)은 그 기간 동안 어떻게 달라졌을까. 2009년 1월1일 기준 50억8000만원에서 2012년 1월1일 기준 63억 원으로 24%(12억2000만 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정부가 발표하는 공시가격이 3년 동안 24%(12억2000만 원) 올랐는데 실거래가는 '고작' 1%(2억3763만 원) 올랐다고 산정해 서경배 회장에게 팔았던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서 회장에게 '헐값'으로 매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당시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적정 거래가를 산정했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결정했다.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3년간의 공시가격 차이(12억2000만 원)에 비해 너무 낮은 금액(2억3763만 원)이다. 헐값으로 매매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거래 시점 1년 이내 주변지역의 실제 주택 거래 사례를 분석해서 감정가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기준 개별주택가격은 213억1000만 원이다. 개별주택가격은 서영배 회장이 아모레퍼시픽에 팔았던 2009년 50억8000만원→아모레퍼시픽이 서경배 회장에게 판 2012년 63억 원→2020년 기준 213억1000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공시가격으로만 따져보면 서 회장 집은 2012년 63억 원에서 8년 만에 213억 원으로 무려 150억1000만 원이나 올랐다.

'헐값' 매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장원기념관'으로 사용된다. 오는 6월 개관하며 일반인 관람도 허용할 예정이다. '장원(粧源)'은 서성환 창업주의 호.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사의 역사, 창업자의 창업정신을 기리는 기업 역사관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20년 5월27일 건물을 증축하고 용도변경된 것으로 나온다. 지난 19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중이라는 안내문만 붙어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장원기념관에서 서성환 창업주 추모식을 열었다. 추가로 이곳에 장원기념관을 만든 이유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기념관 기능을 한남동으로 완전히 이관할지, 양 쪽으로 역할을 분리할지는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서경배 자택 3년 간 65억8000만 원↑…옆집은 사돈인 농심家

서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자택은 헐값 매매 의혹 저택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다. 지난 22일 오후 서 회장 자택인 한남동 10X-XX번지 외 2필지(위 [그림] ①)에 갔다. 집 주변은 행인이 거의 없고 매우 한산했다. 서 회장 자택 입구엔 경비원이나 경호원이 머무는 듯 한 작은 사무실이 있었다. 어두운 색으로 빛가림이 돼 있어 내부가 들여다보이진 않았다.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이 집은 도로에서 집 안쪽을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10X-XX번지 외 2필지 1006.4㎡(304평) 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184.62㎡(358평) 규모의 주택이 들어서 있다. 2021년 개별주택가격은 173억8000만 원. 2018년엔 108억 원이었다. 3년 만에 65억8000만 원 오른 셈이다. 1981년 당시 18세이던 서 회장이 매입해 40년째 거주하고 있다. 새로 지은 현 자택은 2017년 5월19일 등기됐다.

바로 옆집([그림] ⑦)은 고 신춘호 농심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집이다. 서경배 회장의 아내는 신춘호 회장의 막내 딸인 신윤경 씨다. 사돈지간으로 나란히 이웃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헐값 매매 의혹 주택과 바로 맞닿아 있는 한남동 73X-XX 외 2필지([그림] ③)에도 아모레퍼시픽 일가 소유 주택이 있다. 이 집은 태평양(아모레퍼시픽) 소유였던 곳을 서경배 회장의 모친 변금주 씨가 2003년 10월 구입했다. 2009년 딸들과 외손주에게 증여했다.

등기부에 따르면 이 주택은 큰딸 서송숙 씨 외 3인의 공동 소유로 돼 있다. 서송숙 씨와 둘째딸 서혜숙 씨가 운영하던 재단법인 목인문화, 셋째 딸 서은숙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씨에스올리브, 넷째 딸 서미숙 씨의 아들 최범식 씨가 지분 4분의 1씩 갖고 있다가 2020년 최범식 씨의 지분만 김모 씨에게 9400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돼 있다. 토지도 변금주 씨가 2009년 딸들과 사위, 외손주들 13명에게 증여했다. 2021년 개별주택가격은 126억9000만 원이다.

[▲ 한남동 10X-XX번지 외 2필지에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자택. 바로 옆집(사진 왼쪽)은 고 신춘호 농심 회장의 둘째 아들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집이다. 서경배 회장의 아내는 신춘호 회장의 막내 딸 신윤경 씨로 사돈지간이 나란히 살고 있다. [탐사보도팀]]

故 신춘호 회장 자녀 남산캐슬 주민
5년 만에 공시가만 두 배 이상 올라


지난 3월27일 타계한 신춘호 농심 회장 일가는 모두 남산캐슬 주민이다. 롯데 창업주 고(故) 신격호 회장 둘째 동생인 신 회장은 3남2녀를 뒀다. 이들 모두 한남동과 이태원동 지근거리에 모여 살면서 가족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신 회장 일가 보유 주택 공시가격은 모두 5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신 회장 집은 이태원동 13X-XX번지에 있다([그림] ④). 그가 지하 1층·지상 2층 단독주택을 매입한 건 1989년 3월. 2016년 증축해서 건축물 연면적은 638.49㎡(194평)이다. 토지는 1130㎡(342평)다. 이 집은 신 회장 별세로 조만간 가족에게 상속될 예정이다. 개별주택가격은 2016년 76억6000만 원에서 2021년 161억5000만 원으로 84억9000만 원이나 올랐다. 집값이 5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신 회장은 2005년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자신의 집 옆에 새 집을 지으면서 조망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이 회장과 합의하면서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그룹은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을,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을,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은 쌍둥이다.

신동원 부회장 자택은 아버지 신 회장의 바로 옆집([그림] ⑤)이다. 신 회장과 같은 시점인 1983년 3월 매입했다. 토지 746㎡(226평),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485.61㎡(147평) 규모의 단독주택. 이 저택 역시 아버지 신 회장 집과 마찬가지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2016년 49억5000만 원에서 2021년엔 108억3000만 원으로 58억8000만 원 올랐다.

신 회장의 셋째 아들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도 아버지와 큰 형 신동원 부회장 집 옆([그림] ⑥)에 산다. 토지는 660㎡(200평)이며, 지하 1층·지상 2층 주택이다. 주택 연면적은 555.87㎡(169평)이다. 2016년 44억6000만 원에서 2021년 93억8100만 원으로 49억2200만 원 상승했다.

신동원 부회장의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 소유 부동산은 이태원동 13X-XX번지에 있다([그림] ⑦). 신 회장 집에서 불과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토지는 868.50㎡(263평), 건물 연면적은 657.11㎡(199평). 집값은 2016년 58억9000만 원에서 2021년 126억7000만 원으로 67억8000만 원 올랐다. 이처럼 신 회장은 생전에 세 아들을 곁에 품고 살았다.

앞서 언급했듯 신 회장의 막내 딸 신윤경 씨 집은 둘째 오빠인 신동윤 부회장 바로 옆집이다([그림] ①).

신 회장의 큰 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도 신 회장 그늘에 살긴 마찬가지였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누나인 신 부회장은 신 회장의 한남동 74X-XX와 744X-OO번지 두 필지에 있는 주택을 2020년 3월 증여받았다([그림] ⑧). 신 회장이 사망하기 1년 전이었다. 당시 신 회장이 13년 간 보유하던 주택을 증여하자 재계에선 신 회장 건강 악화설이 나왔다. 지하 1층·지상 2층 단독주택으로 연면적은 836.57㎡(254평)이다. 토지는 818.5㎡(248평)로 신현주 부회장이 1999년 매입했다. 개별주택가격은 2016년 48억2000만 원에서 2021년 94억4500만 원으로 46억2500만 원 올랐다.

[▲ 서울 한남동 유경선 유진 회장 자택 [탐사보도팀]]

유경선 유진 회장, 법원의 강제경매에 이의신청

'남산캐슬'엔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회장님 저택'도 있다. 바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유경선 유진 회장 집이다([그림] ⑨).

유 회장이 1999년 매입한 저택은 한남동 74X-X번지에 있다. 토지는 469.80㎡(142평),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은 392.82㎡(119평)이다. 2014년 12월 주택과 토지 지분 10분의 1을 부인 구금숙 씨에게 증여했다.

2014년 1월 기준 23억 원이었던 개별주택가격은 2021년 54억4500만 원을 기록, 7년 동안 두 배가 넘게 올랐다. 하지만 유 회장은 가파르게 오른 집값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듯하다. 승소와 패소를 모두 겪으며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과의 소송 과정에서 자택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2007년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선종구 전 회장과 유 회장 간 이뤄진 약정금 계약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선 전 회장은 2007년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 가운데 유진을 적극 지원했고 실제로 유진에 회사를 넘겼다. 선 전 회장은 유진하이마트홀딩스 증자에 참여하고 하이마트 경영을 맡는다는 조건으로 유 회장으로부터 400억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도 맺었다.

하지만 하이마트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 갈등이 격화했다. 결국 하이마트는 롯데에 매각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선 전 회장은 유 회장을 상대로 약정금 등을 포함해 460억여 원을 달라며 2017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선 전 회장은 유 회장의 한남동 자택과 부지에 100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법원은 선 전 회장이 제기한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여 2018년 5월 유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과 부지에 100억 원의 가압류를 결정했다. 법원은 2020년 6월 강제경매개시 결정을 내렸는데, 현재는 집행 정지된 상태다. 유 회장이 법원 결정에 이의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자택을 담보로 내놓은 김준기 전 동부 회장

유경선 유진 회장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엔 김준기 전 DB(동부)그룹 회장 집이 있다. 김 전 회장 자택은 한남동 73X-XX번지에 있다. 대지면적은 747㎡(226평)이며,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연면적은 465.38㎡(141평)이다([그림] ⓾).

김 전 회장이 1973년 이 집을 매입할 당시엔 서울 명륜동에 살았다. 그러다 1982년 이 집으로 이사했다. 개별주택가격은 2021년 1월 기준 98억6600만 원이다.

이 집에도 사연이 많다. 김 전 회장은 위기에 내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이 한남동 자택을 담보로 내놓았다. 2014년 4월, 921억 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를 앞두고 있던 동부그룹(현 DB그룹)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260억 원을 지원받아 급한 불을 껐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지분과 계열사 주식 일부, 한남동 자택 등을 담보로 내놓았다. KDB산업은행은 김 전 회장의 한남동 자택 등에 100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가사 도우미를 성폭행하고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전 회장은 경영 복귀에 나섰다. 그는 지난 3월1일 DB아이엔씨(DB Inc.)의 미등기 임원에 선임됐다. IT와 무역이 주요사업인 DB아이엔씨는 사실상 DB의 비금융 계열 지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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