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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AI, 저널리즘을 부탁해! ① : 기자와 기레기

10명 중 6명 국내 언론 "신뢰하지 않는다" (20' 3분기 KBS)
로이터연구소 조사 이후 한국 언론신뢰도 연속 최하위 불명예
양적 성장 속, 선정적ㆍ상업적 기사로 '기레기' 논란 휩싸여
추천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도입한 소셜 미디어 급성장
신뢰하는 미디어 1,2 위는 유튜브ㆍ네이버 (2020 시사IN)
승인 2021.06.25 11:55
2021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20.11.05 17:02]
[AI타임스=권영민ㆍ장준하ㆍ이윤정 기자]

연재를 시작하며

"언론이 신뢰를 잃었다." 이미 진부한 분석입니다. 2020년 오늘,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는 1백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문도, TV도 아닙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구글의 유튜브와 네이버가 신뢰받는 미디어 1,2위. 영국 옥스포드대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가 세계 각국 언론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한국 언론 신뢰도는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최하위를 지킵니다. (로이터 디지털 뉴스 리포트)

물론, 몇 가지 조사 결과가 한국 미디어 전부를 드러내진 못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레기ㆍ뒷광고 논란에 휩쌓인 기존 언론의 자리를 알고리즘에 기반한 소셜미디어가 장악해가는 추세"는 분명해 보입니다.

1989년 영국의 팀 버너스리 경은 하이퍼텍스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대신 공개와 공유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눈부시게 발전한 월드와이드웹 세상에서 전통적 언론사들은 기술을 외면했거나 뒤처졌습니다. 영향력을 잃었고 가짜뉴스 논쟁에 휘말렸습니다.

한편, 디지털 기술에 바탕한 소셜미디어는 폭풍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소셜미디어에 날개를 달아준 형국입니다.

특별취재팀은 물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저널리즘을 대체할 수 있고, 대체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것인가?

특별취재팀= 장준하ㆍ이윤정ㆍ윤영주ㆍ박혜섭ㆍ김재호 기자
팀장= 권영민 전문위원ㆍ실장

현역 대통령이 부추킨 기레기ㆍ가짜 뉴스 논란

차라리 인공지능(AI)을 믿겠다?

"저는 체계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인과 블로거에 만족합니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를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대통령은 지난 11월 6일 코로나19 관련 온라인 컨퍼런스 진행 중 미디어 종사자의 역할(the activities of media workers)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했다. 집권 초기부터 인권 개혁에 힘을 쏟고 있는 대통령다운 답변이라는 논평이 이어졌다 (링크). 이 답변은 미국의 제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남긴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차라리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미국 현역 대통령의 입장은 이와 크게 다르다. 제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적 언론에 대해 "아는 게 없는 3류 기자와 망해가는 언론사가 써낸 가짜 뉴스"라는 등 공격적 발언을 연일 쏟아낸다 (링크). 객관성과 공정성이 저널리즘의 기반이라고 정의할 때 국가 최고 지도자가 촉발한 가짜 뉴스 논쟁은 저널리즘에게 치명적이다. 미국 헌법에 규정된 유일한 직업이 '언론인(Journalist)'이란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해리포터에서 '기레기' 캐릭터를 상징한 리타 스키터(출처=셔터스톡)]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 10월 9일 시사IN은 ‘2020년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시사IN 기사). 이에 따르면 '가장 신뢰하는 매체 순서대로 2가지'는 ▶유튜브(1순위 기준 13.0%, 중복응답 기준 19.2%) 와 ▶네이버(1순위 기준 11.4%, 중복응답 기준 17.9%). 또, 국민 10명 중 6명꼴(58.6%)로 "별로 믿음이 가지 않거나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국내 미디어를 평한다. 매 분기마다 시행되는 KBS 미디어신뢰도 조사 결과다. (KBS 20년 3분기 미디어신뢰도 조사)

반면, 미 비영리연구기관 PEW이 9월26일 발표한 조사 결과(조사결과)는, 우리나라 국민 상당 수(69%)는 '인공지능(AI)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좋은 일(Good thing)이라고 답한다. 과학자보다 인공지능을 신뢰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같은 조사 결과가 "기레기를 믿느니, 차라리 인공지능을 신뢰하겠다는 이용자의 선택"이라고 해석한다면 비약일까?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소셜미디어 급성장

편향성 강화 '필터 버블' 가짜 뉴스 생산 부작용도

"기자가 ▶수집한 정보(Data & Information)를 ▶뉴스 가치 기준에 따라 취사 선택(Filtering)해 작성하고 ▶데스크와 에디터의 객관화 과정(Gate Keeping)을 거쳐 ▶공정성ㆍ정확성ㆍ개방성ㆍ독립성ㆍ투명성ㆍ책임성ㆍ공익성을 지향하는 콘텐트를 정기적으로 생산한다." 이상의 저널리즘의 정의는 소셜 미디어에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조직을 갖추지 않은 1인 미디어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뉴스를 게재하거나 송출한다. 플랫폼을 장악한 뉴스 포털은 '인공지능이 편집한다'며 게이트 키핑 책임을 회피한다. 중독성 강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듣고보고 싶은 뉴스 속에 갇힌다는 '필터 버블' 현상 속에 객관주의나 공정성 담보는 논의되지도 해결되지도 않는다.

디지털 기술 발달에 힘입은 인터넷미디어 등 국내 미디어 양적 팽창은 눈부시다. 11월 현재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미디어는 2만2694개(링크). 이들 미디어는 물론, 파워블로거ㆍ유튜버 등 1인 미디어가 생산하는 뉴스를 포함한 뉴스 생산량 증가추이는 폭발적이다.

[(출처=문체부)]

소셜미디어와 뉴스플랫폼의 급성장은 수학적 최적화시스템이란 인공지능 활용기술이 뒷받침한다.

인터넷 등장과 통신 및 컴퓨팅 기술 발달은 빅데이터 시장을 형성했다. 전통적(legacy) 미디어가 기술 환경을 무시하거나 따라잡지 못할 때, 소셜미디어는 빅데이터를 이리저리 조합해내는 최신 기술을 연구했다.

이용자나 콘텐트를 항목으로 삼아 '선호도 행렬'을 작성하고, 행렬 분해 등 수학적 처리를 거쳐 코사인 유사도(Cosine similarity), 자카드 유사도(Jaccard similarity),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와 같은 각종 유사성 연산기법을 활용해 추천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추천 알고리즘은 평균 제곱근 오차라는 평가지표, RMSE(Root mean squared Error)를 기초로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수정되고 보완되었다.

거대 자본과 인재가 투입된 소셜미디어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을 겨냥해 A/B테스트로 '지금의 추천'에 대한 세밀한 고객평가를 반영한다. 최고 수준 알고리즘(State of the Art) 경쟁을 통해 새로운 매개변수를 찾고 분해하고, 이를 다시 연계 조합해 독자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심지어 발달된 인공지능 기술은 가짜 뉴스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미 테크 전문지 테크익스프로어는 지난 11월 2일 미국 펜스테이트 대학의 인공지능 개발소식을 보도했다.

‘말콤(Malcom)’이란 이름의 인공지능은 사람은 물론 현존 최고 수준 인공지능(SOTA) 팩트 체크 시스템을 속일 수 있다. 임의의 사용자로 빙의, 댓글을 달아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로,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로 인식하게 한다는 것. (원문 링크)

특히 말콤의 진면목은 진짜 뉴스를 가짜뉴스로 믿게 하는 편향 강화 기능에서 나타난다. 튜링(Turing) 테스트에서 말콤은 사람이 쓴 댓글(58.18%)과 비슷한 수준(60.87%)를 나타냈다.

[도큐멘터리 영화 '소셜 딜레마'에서 기술의 오용을 경고하는 오닐 박사(출처=영화 소셜 딜레마)]

한국어로 번역하면 '대량 살상 무기인 수학'쯤으로 번역되는 책, 'Weapons of Math Destruction: How Big Data Increases Inequality and Threatens Democracy'를 펴낸 캐시 오닐 박사는 "AI는 가짜 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증언한다.

전 세계 190여개국 1억9500만여명이 가입한 넷플릭스에서 '올해 가장 많이 본 영화' 4위에 오른 도큐멘터리 영화 '소셜 딜레마'에 출연 소셜미디어의 위해를 지적하기도 한 오닐 박사.

"알고리즘이란 코딩된 의견(Opinion)이며 그 의견은 객관적(Objective)이지 않다"고 말한다.(소셜딜레마 보기)

포털에 치인 신문과 TV, 소셜 미디어에도 밀려나

언론사 중 63% "인공지능 전략 없다" 속수무책

英 런던 정치경제대학교(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는 지난해 세계 32개국 71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및 관련 기술에 대해 연구조사를 벌였다.(보고서 원문 다운로드 링크)

LSE가 펴낸 저널리즘과 인공지능(AI) 보고서 '새로운 권력, 새로운 책임: 저널리즘과 인공지능 국제 설문 조사(New powers, new responsibility: A global survey of journalism and artificial intelligence)'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3%는 "인공지능 관련 전략이 없다"고 답했다. (보고서 내용 요약 기사 링크)

또, 연구조사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의 난관 중 재정적 문제 외에 ▶관련 지식 또는 기술 부족 ▶문화적 반발 ▶뉴스룸(편집국)의 인공지능에 대한 무지 ▶전략적 경영 통찰력 부족 등을 지적한다. 심지어 뉴스룸 내 인공지능 도입 전략을 선도하는 부서는 뉴스룸 자신이 아니다.

[(출처=LSE 보고서)]

결국, 보고서는 AI를 앞세운 소셜 미디어 약진 속에 전통적 미디어의 3분의 2가 무장해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술 외면한 전통 미디어 포털 '하청 CP' 전락

인터넷 발아 시절 잘못 반복 '기시감'

국내 언론이 CTS, CMS 등 컴퓨팅 기술을 도입한 1995년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양사는 아시아 최초 전자신문 타이틀을 다퉜다. 뒤따라 대부분 신문사가 웹사이트를 개설했지만, 종이 신문 따로, 디지털 따로였다.

모든 독자에게 이메일 계정을 무료로 보급하고, 기자별 홈페이지를 구축해 쌍방향 미디어를 구축하자는 일선 기자들의 제안은 통신 및 서버 구축 비용 과다 등 이유로 묵살당했다. 경영진은 투자를 게을리 했고, 기자들은 출입처에 갇혀 지냈다. 홍보대행사와 취재원이 잘 정리해 보내주는 '보도자료'에 길들여졌다.

그 틈새로 무료 한메일 서비스 등을 앞세운 다음(카카오)과 게임 및 블로그 등을 앞세운 네이버가 뉴스 포털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이제 네이버ㆍ카카오(다음)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심의위원회를 두고 포털내 미디어의 입점과 퇴출을 심사한다. 올해에만 34개 미디어가 카카오와 네이버에서 쫓겨 났다.

지난 달 29일 전국언론노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일반 시민들은 포털을 언론사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포털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 위험성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교수는 "하지만 기사를 작성하는 건 현직 언론인들이며 자극성과 선정성을 내세워 속보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언론 자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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