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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유착 의혹②] 디젠트, 업체에 `개런티` 요구, 행안부 내부일정 공지까지

승인 2020.11.16 20:17
2020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19.10.31 17:00]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온라인 지문인식 기계 도입과정에서 행정안전부 주민과의 특혜 의혹이 불거진 디젠트가 이번엔 업체들과 `개런티` 계약을 맺고, 행안부로부터 사전에 정보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4일 디젠트에 대해 “정부에서 시행한 프로그램 개발업체가 해당 프로그램 구동 기계의 총판을 갖고, 판매업체들에 계약을 하게 했다”면서 “디젠트의 이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8월 행안부에서 시행한 `주민등록 및 인감정보시스템 지문인식률 기능개선 사업`에서 디젠트는 십지지문라이브스캐너 기계가 필요한 프로그램 개발을 6,320만원에 단독 입찰해 2개월 만에 이를 완료했다.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면서 개발 프로그램과 적합하게 구동되는 기계의 총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디젠트, 업체에 연간 100대 이상,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 10개 단위 구매 요구
베타뉴스가 최근 입수한 계약서에 따르면 디젠트는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에 걸쳐 지문인식기계 판매업체인 T업체와 E업체, 그리고 I업체에 1년에 100대 이상, 최초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에 10개 단위의 구매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디젠트는 해당 계약에서 이들 3개 회사에 위 사항과 함께 1회 발주 시 최소 10개 이상의 제품을 발주하도록 했고, 디젠트를 통해서만 해당 물품을 구매하도록 강제했다.

2016년 말은 디젠트가 행안부 사업에 입찰 후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시기인데 이미 디젠트는 슈프리마가 제조한 ‘RealScan G-10’에 대해 총판권을 갖고 있었고, 프로그램 개발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3개 회사에 해당 제품을 디젠트로부터 수수료를 주고 구매해야 한다는 계약서를 보내서 체결한 것이다.

▲ 디젠트가 업체와 맺은 계약서, 업체에 1회 발주 최소수량 10대와 연간 판매 보장 수량 100대 개런티를 넣었다. [사진=베타뉴스]

이 같은 계약에 대해 법조인들은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베타뉴스의 취재에 "계약서를 보는 일이 주 업무인데 이렇게 연간 판매 대수와 월간 판매 대수를 강제하는 계약은 처음 봤다"면서 "내가 을(지문인식기계 판매업체)의 고문 변호사 입장이라면 계약을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이 계약을 통해 을이 독점적 지위 정도의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지 않는 이상 이런 계약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계약 절대 하지 말라고 할 것,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지침 발표 전 미리 공지하는 디젠트, 시기·내용 등 일치… 행안부 주민과 "디젠트에 알려준 적 없다"

베타뉴스가 디젠트로부터 해당 기계를 구매한 다수의 업체 관계자에게 `왜 이런 계약을 했는지 물었더니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행안부의 지지를 받고 있었고 내부 정보를 미리 말해줬기에 이 기계(슈프리마 RealScan G-10)를 독점적으로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본지가 취재과정에서 입수한 업체들과 디젠트 간 계약한 문서를 살펴보면 디젠트는 프로그램 개발이 끝나기 전 이미 해당 기계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얼마나 팔릴 것인지 공지하고 있었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 이후 행안부의 사업 실행 계획도 업체 측에 미리 알려준 정확도 포착됐다.

디젠트가 행안부로부터 단독 입찰받아 프로그램 개발이 한창이던 2016년 11월, 디젠트의 P 이사는 `향후 2~3년간 전체시장에 4,000~5,000대가 팔릴 것이고 슈프리마 제품의 시장점유 목표는 약 2,500개로, 시장점유 목표 50%~60%`라고 명시한 계획서를 각 업체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또 3개사에 임의로 지역을 배분하고, 제품 공급단가와 2017년 최소 개런티 수량까지 결정해 통보했다.

▲ 디젠트가 업체에 보낸 이메일 내용, 디젠트가 업체들에 판매 가능 지역을 배분하는 모습(왼쪽), 디젠트가 프로그램 개발 중 총판을 맺은 기계에 대한 판매 목표등을 작성한 모습(오른쪽). [사진=베타뉴스]

프로그램 사업 종료 후 P 이사는 2017년 1월 `자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가장 안정적 제품은 슈프리마 제품(RealScan G-10)이며 검증 완료후 지방자치단체에 안내될 것`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P 이사는 2017년 3월, 4월, 6월 행안부 사업 내용에 대해 각각 ▲행안부에서는 아무리 늦어도 3월 가기 전 배포 ▲행안부에서 4월 말 이전 시스템 오픈, 경찰청에서도 늦어도 7월에는 시스템 준비 완료 ▲행안부 시스템 개발 완료, 경찰청 담당 교체로 적극 진행 중 등의 사전 정보를 업체에 전달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행안부는 해당 정보들에 대해 공지한 적이 없다.

이후 디젠트는 2016년 8월 4일 업체에 `행안부에서 8월에 서비스 오픈에 대한 유선 연락을 취했다`며 `8월에 서비스를 오픈한다.` `서비스 오픈 후 이상이 있는지 안정화 기간을 거쳐 정식 오픈한다.(언론보도등이 있을 것 같다)`는 등의 공지를 업체 측에 알려줬다. 이날은 행안부 주민과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서비스 시행과 관련된 공문 (같은 해 8월 8일자)을 내려보내기 4일 전이다.

▲ 디젠트가 행안부로부터 사업시행 내용을 업체에 사전공지하는 이메일과 4일 후 실제로 행안부가 사업시행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낸 공문(왼쪽) 디젠트가 행안부 사업 내용 및 시행 날짜 및 경찰청 상황을 업체에 전달하는 이메일(오른쪽). [사진=베타뉴스]

담당 부서인 행안부 주민과는 `디젠트에 사전에 이 같은 정보들을 알려준 적이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적은 없다”며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 K 씨는 베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젠트 P이사는 이미 행안부 주민과 공무원과 잘 아는 듯이 이야기했고, 이미 업계에서는 소문이 나 있던 상황"이라며 "행안부 주민과는 한번 눈 밖에 나면 그 업체는 어떤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P이사와 행안부 주민과 공무원과의 관계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 S씨는 "원래 행안부 주민과가 업체들에 굉장히 고압적이며 자기들만의 리그로 꽁꽁 묶인 곳"이라고 강조한 뒤 "프로그램을 만든 업체가 행안부의 정보를 미리 알아서 알려주기 때문에 3사들도 그런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P이사는 `행안부로부터 미리 사전 정보를 고지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어떠한 인터뷰도 거부한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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