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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세계, 지역농협] 북서울농협, ‘깡통조합원’ 쉬쉬…실태조사 '주먹구구'

조합장, 무자격자 300명 넘어...탈퇴 안 되도록 도와 달라 요청
승인 2020.11.16 21:54
2020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공모작

[보도일 2019-08-28 05:00]

[이투데이=나경연·곽진산 기자] 임학성 북서울농협조합장이 무자격 조합원인 ‘깡통 조합원’의 수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농회장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민원을 접수한 농협중앙회는 북서울농협에 감사를 단행했지만 직원 2명이 하루 만에 조합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위 파악에 나서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른바 ‘물감사’ 논란을 야기시켰다.

◇북서울농협 조합장, “깡통 조합원 300명, 탈퇴 안 되게 도와라” = 27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북서울농협 조합원 명부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총 1040명 중 주소지가 조합의 구역 외 지역으로 등록된 조합원은 168명이다. 경기도 의정부, 양주, 남양주, 포천 등 경기도 지역 등록자가 140명, 서울 강남구,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등 서울 지역 등록자가 12명, 그 외 세종시, 강원도, 경남, 충북, 충남, 전북 등록자가 16명이다.

전 영농회장 심우혁(가명) 씨는 “임 조합장도 가짜조합원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임 조합장이) 지난해 여름 북서울농협 본점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영농회의에서 ‘자격이 안 되는 깡통조합원들이 300명이 넘으니, 이들이 덜 탈퇴 되도록 영농회장이 많이 도와야 한다’라고 발언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영농회의에는 임 조합장과 영농회장, 이사, 직원 등 15명가량이 참석했다. 심우혁 씨 외에 현장에 있었던 영농회장들 모두 임 조합장이 깡통 조합원들이 탈퇴 당하지 않도록 도울 것을 강조했다고 입을 모았다.

임 조합장은 “작년에 조합장이 된 지 2년째였는데, 내가 와서 많은 조합원들이 탈락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대부분이 원로 조합원 분들인데, 이분들이 사퇴하면 그 원성이 나에게 돌아오니까, 영농회장이 많은 분을 도와달라는 의미였다”라고 해명했다.

◇농협중앙회, 하루에 조합원 1000명 검토… 감사 ‘무용지물’ = 지역농협의 무자격 조합원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합원의 주민등록상 주소나 거소가 관내에서 벗어나면 자격이 박탈돼야 하지만, 짬짜미 투표가 만연한 지역농협의 조합장 입장에선 이들은 천군만마와 같다. 이런 탓에 전국조합장 선거가 끝나면 ‘무자격 조합원’에 대한 민원이나 고소·고발이 빗발친다.

이는 지역농협 안팎에서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꼽히지만, 농협중앙회의 안일한 감사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12월 28일 북서울농협의 조합원 실태조사를 위해 직원 2명을 내려보냈다. 당시 실태 조사에 나왔던 직원은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 소속이었다. 단 2명의 직원이 1000여 명이 넘는 북서울농협의 조합원 자격 검사를 하루 만에 검토하고 종결했다.

전수 조사가 아니라 지역농협으로부터 일부 샘플만 제출받아 자격 여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감사 결과는 밝히기 어렵고, 당시에 무자격 조합원 부분에 대해서 보완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라고 말했다. 지역농협에 대한 감사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를 제기한 북서울농협 조합원들은 전형적인 부실감사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농협의 조합장을 둘러싼 의혹이 매번 묻히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림축산식품부, 금융감독원, 농협중앙회에 조합원 실태 조사와 관련해 민원을 넣었던 조합원 지성준(가명) 씨는 “여러 기관에 민원을 넣었는데 결국 농협중앙회로 다 이첩됐다”면서 “농협중앙회는 조합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얼마나 객관적으로 감사가 이뤄지겠냐”라고 불만을 표했다.

지 씨는 해당 감사가 부실하게 진행됨을 인지하고 농협중앙회 감사실 직원에게 부실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지 씨는 “하루 만에 조합원 1000명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더니 해당 직원이 물리적으로 전체를 감사하지 못하고, 무자격자만 살펴봤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협중앙회가)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주로 감사하기보다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탈퇴자들을 위주로 감사를 진행해 시작부터 의미가 퇴색됐다”고 말했다.지역농협 노동조합은 조합장 문제가 매번 반복하는 것은 상위 감사기관의 안일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경신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조합 관련 민원을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에 넣어도 모두 농협중앙회로 이첩되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면서 “중앙회에서 조합장을 함부로 징계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감독기관이지만, 지역농협 감독기관은 농협중앙회라고 떠넘기면서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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